20171022(일) 오늘의 클럽에반스 공연 : Crissie & feel the one
BANDAPART
공연리뷰    2010.01.12 (Tue)



낯설은 얼음나라에서 온 이방인의 음색 , BANDAPART

내게 덴마크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각인되었던 것은 듀크조단의 앨범 부클릿에서의 흰 눈밭에 조그맣게 서있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남아있던 것, 페터 회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에서 공기조차 얼어붙는 날씨와 설원을 끝없이 달려가는 마지막 모습, 이른아침 어느 여행지에서 만난 덴마크 아저씨의 퀭한 눈과 그 시니컬한 말투, 그리고 한국을 찾아온 BANDAPART의 낯설은 음악이 전부이다. 3년전, 30세가 되면 오로라를 보러 해가 지지 않는 북쪽의 나라를 가겠다던 소박한 꿈이 있었다. 밤도 낮도 아닌 시간,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희미하기만 한 그곳에서 나는 자연이 만들어 내는 빛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원했었다. 참 동화같은 소망 아니겠는가? 꿈은 꿈일 뿐이라 말하지 말라. 언젠가는 이루고 말테니! 아, 그런데 왜 듀크조단 할아버지는 덴마크로 날아간 것일까? 아마도 나와 같은 이유?

자, 이런 나의 전반적인 덴마크에 대한 생각은 역시나 bandapart의 음악에서도 느껴졌다. 코펜하겐에서 날아온 전형적인 서양인의 얼굴(흰 피부, 뚜렸한 이목구비, 밝은 머리색, 파란 눈)을 하고있는 그들이 간략한 영어로 인사를 건내고 연주는 바로 시작되었다. 처음 1부는 자유로운 애드립 연주를 선사해 주었는데 피아노와 월리처(Wurlitzer)오르간을 치는 Søren Kjærgaard의 소개로는 자신들의 음악은 분명 악보가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처음 40분동안 끊이지 않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나 키보드의 즉흥적 연주나 (피아노 줄을 손으로 튕긴다던지,,) 앙증맞은 빨간색 오르간에서 나오는 귀여운(?) 소리와 jacob bro의 몽롱한 기타 사운드는 BANDAPART 음악의 전체적인 색깔을 잡아나가는 역할을 하였다. 이렇게 자유분방한 즉흥연주가 귀에 익어가며 그들을 즉흥+일렉트로닉+재즈그룹으로 생각하게 될 즈음 갑자기 1부의 마지막 곡, coldplay 풍의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가 들려오면서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잠깐의 휴식 시간을 거쳐 다시 2부가 시작된다. 그들은 다시 간략하게 자신들의 이름과 한국에 온 이유를 설명하였다. 한국엔 아주 짧게 들렸고 다시 올 계획은 아직 모르겠다한다. 다음 행선지는 중국이 될거고 연주를 위해 간다. 여담으로는 그들이 한국에 잠깐 머무는 동안이라도 클럽에서 라이브공연을 하고 싶다고 청하여 지인의 도움으로 클럽에반스의 무대에 서게 되었다한다. 2부 무대의 첫곡을 제목 대신 이집트라는 단어로 소개하며 호리병에서 뱀이 고개를 쳐들고 춤을 추게 만들 것 같은 기타 연주가 천일야화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연상케하며 흘러나온다. ( jacob bro 아저씨 가끔 혼자 피식거리며 웃는 모습이 참 매력있다. ) 이어 다시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블루스에 가까운 톤으로 합주를 한다. 그러다 키보드 치시는 Søren Kjærgaard (덴마크어라 발음도 모르겠다)가 딩동거리며 바이엘 같은 느낌의 간단한 코드를 독주하면서 어느순간 멤버들과 변주에 들어서니 이건 1부 끝곡의 느낌과 맞닫아 있다. 그러다가도 계속 다른 변주를 시도하니 이분 왠지 장난꾸러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분위기가 점점 고조 되다가 준비한듯한 앵콜곡까지 연주를 마무리하니 시원 섭섭함이 밀려온다. 연주는 끝났으나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어 그들의 앨범을 냅다 사버렸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앨범을 듣는 순간 이건 또 다른 음악이다. 바이올린 ,트럼펫 ,트럼본, 첼로, etc.. 무슨 교향악단이다. 정말 이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눈과 얼음의 나라, 바이킹의 후예, 북구신화 속 요정들과 안데르센의 동화로만 접해오던 그들이 이먼 땅 한국에 와서 연주를 한다. 한국과 다른 그들의 사운드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참으로 반갑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눈이 많이 내려서 모든것이 하얗게 보이고 원근감이 없어지는 상태로 눈 표면과 공간과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워 진다는 화이트아웃, 이번에 만난 BANDAPART의 앨범이 WhiteOut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었다는 것은 재미난 사실이다. 무엇이라 규정지을 수 없는 그들의 음악적 성향은 희미한 경계의 땅에서 자라난 그들의 태생적 색깔이 아닐까? 그러니 뭐라 정의 내리지 말자. 그냥 BANDAPART의 음악이라 해두자.

BANDAPART , 2008-05-08 ,
클럽에반스 , (C)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