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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혁신가 팻 메스니 내달 2일 ‘ 오케스트리온 ’ 내한공연
공연소식    2010.05.08 (Sat)

재즈 혁신가 팻 메스니 내달 2일  ‘ 오케스트리온 ’  내한공연


그의 기타 신호에 로봇악기가 잠을 깬다

피아노·드럼 등 완벽한 하모니

사운드에 입체감 입혀 음역 확장

음악 역사상 첫 실험…마니아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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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비앙의 소설 ‘물거품의 나날’에는 자신이 연주하는 음에 따라 칵테일을 배합하는 낭만적인 피아노가 등장한다. 이처럼 문학적 상상력 속에서나 존재할법한 자동 피아노, 다양한 로봇 악기 연주가 한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지난 30여년간 재즈의 진보를 실현해온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Pat Matheny)가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들고 내한한다. 오는 6월 2~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오케스트리온 투어(The Orchestrion Tour)’를 통해 팻 메스니는 듣도 보도 못한 신세계를 펼쳐보인다.  신시사이저도 아닌, 샘플링된 음악도 아닌 인간처럼 살아 움직이는 기계음악을 선보이겠다는 꿈. 팻 메스니의 이 같은 도전에 대해 몇몇 평론가는 ‘로봇 연주의 시대를 알리는 기념비적인 시도’ ‘21세기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궁극’이라고 평했다.


▶기상천외 프로젝트 ‘오케스트리온’=‘연주되는 모습만 봐도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듯 재미있을 것이다.’

반짝이는 타악기가 늘어선 구조물, 기타ㆍ베이스ㆍ피아노ㆍ마림바 등의 악기가 무대 전체를 빼곡히 채운다. 메스니가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할 때 벨과 셰이커들이 흔들리고, 수많은 스틱이 심벌즈와 드럼을 두드린다. 피아노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연주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연주된다.

‘재즈계의 혁신가’ 팻 메스니가 이번에 내세운 무대의 주인공은 ‘오케스트리온’이다. 오케스트리온은 미리 입력된 기계장치에 따라 악기 스스로 연주되는 자동 연주 시스템. 뚜껑을 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오르골도 일종의 오케스트리온이다. 악기를 연주하는 로봇이 그의 연주 파트너인 셈이다.

무대 위는 그야말로 장관이 연출된다. 피아노ㆍ드럼ㆍ퍼커션ㆍ마림바ㆍ어쿠스틱 기타ㆍ일렉트로닉 베이스 등의 악기가 사람의 손길 없이 연주된다. 오로지 팻 메스니만 사람의 손으로 기타를 연주한다. 타임 지 기자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지난 2월 런던 공연을 본 후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 한 장면과 같았다. 상점이 문을 닫은 뒤 한밤중에 그 안에 있는 모든 악기가 깨어나 스스로 연주하는 장면을 보는 것 같다”고 감상평을 썼다.

▶전자음의 2D→3D 진보=신시사이저를 진지하게 사용한 최초의 재즈 뮤지션 팻 메스니는 당시 음악의 진보를 이루었듯 다시 한 번 기계음의 영역을 확장했다. 이것은 마치 단조로운 평면 2D 영상이 입체감을 더한 3D로 발전한 것과 같은 음악적 진보다. 라이브한 느낌이 부족했던 전자음이 공간감과 입체감을 입었다. 각각의 악기가 동시에 연주되며 공기 중에 울려 퍼지는 방식은 어쿠스틱 사운드와 유사하다. 팻 메스니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항상 두 개의 스피커에서 수많은 전자악기의 소리가 한꺼번에 재생되는 사운드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각각의 악기가 연주되며 공기를 진동시켜 만드는 어쿠스틱 사운드에 매료돼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악기 연주하는 로봇을 연구하는 엔지니어 에릭 싱어의 도움으로 이뤄낸 쾌거다. 그 밖에 4명의 전문가가 아트매니저로 참여했다.

하지만 기계와 연주 호흡을 맞추는 일이 순조롭진 않았다. 메스니는 “사람이 아닌 기계와 협연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특히 스윙, 그루브, 솔(soul) 등 인간의 연주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반면 “기계이기 때문에 사람이 연주하기 어려운 음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번 도전은 ‘팻 메스니표 재즈’는 무한 진화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그의 이번 도전은 그동안 대중음악계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역사적인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팻 메스니의 도전에 대해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인간의 연주를 기계로 표현, 인간의 신체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21세기 진정한 의미의 일렉트로닉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최고로 인정받은 뮤지션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새로운 세계를 펼친 것은 그 자체로 경의를 표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사진제공=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