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6(수) 오늘의 클럽에반스 공연 : 김책 그룹 : The Ensemble Democratic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
musician    2010.02.09 (Tue)




아직은 한산한 라이브클럽.
하나 둘 먼저 들어와 자리를 잡고 간단한 음료를 마시려는 관객들이 들어오고, 무대는 공연을 준비하는 스텝들로 분주해질 무렵이다.  한 남자가 무대를 약간 벗어난 스탠드바에서 언더락 한 잔을 찰랑거리며 시원하게 웃는다. 마치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손님들을 맞이하듯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며 정돈된 테이블 사이사이를 여유 있게 지나 드디어 내게도 눈인사를 보낸. 그가 바로 세계에서 악기별로 단 1명만을 선발하는 텔로니어스 몽크 인스티튜트에 선발된 세계적인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이다.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지만 깔끔하면서도 지나치게 정돈되지는 않은 전체적으로 젠틀하고 세련된 분위기에 어깨를 낮춰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섬세함과 나긋나긋하면서도 또렷한 목소리. 사소한 질문 하나에도 최선을 다해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진지함과 흔들림 없는 눈빛에서도 읽혀지는 음악에 대한 사랑. 그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약속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클리음악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쉐퍼드대학과 헐리우드 음악학교에서 강의를 하며, ‘프랭크시나트라밴드의 수석 피아노 연주자’라는 명성 때문인지 내심 거만하고 차가운 이미지 이미지를 상상했던 필자는 그의 솔직 담백한 성격에 하마터면 “어디 가서 식사나 하며 더 얘기하자”는 말을 꾹 참아야 했다.



Q. 지금까지 많은 공연들을 통해 재즈 매니아들 사이에서 재즈를 다양한 장르와 접목시키는 뮤지션으로 유명하다. 음악을 접하게 된 동기와 자신의 음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A.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재즈라는 장르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시기였다. 그때 나는 재즈 드러머인 아버지(조상국)를 쫓아다니며 정기 연주회를 가게 되었다. 당시 그 공연의 사회를 보시던 이백천(음악평론가/現씨네포럼대표)씨가 재즈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셨는데 그 때부터 재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클래식 전에 재즈를 먼저 배운 탓에 테크닉적인 부분에 거리감을 느껴 클래식 음악학교를 다니게 됐고, 남미에 살면서 라틴, 살사, 탱고 등 모든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장르의 차이일 뿐 음악을 즐기는“흥”만 있으면 어떤 스타일이든지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장르를 배울 때 그 스타일이 주는 흥을 배우면 다양하게 표현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나는 실험단계이기 때문에 완벽하다고 볼 수 없고 지금도 계속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Q. 아버지 조상국씨는 한국 최초의 재즈드러머이고, 작은 누나도 피아노와 콘트라 베이스를 연주하는 뮤지션이다. 그런 점에서 음악을 하다가 어려운 순간에 가족이 더욱 많은 힘이 되었을 것 같다.

A. 음악을 하다가 힘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음악은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레벨의 수준이 높든 낮든 그것은 상관없다. 나에게 있어 음악은 그저 좋아서 하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하는 일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 또 그것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 그게 나의 일이다.



Q. 명문대를 졸업하고 이제는 명문대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수로서의 조윤성과 뮤지션으로서의 조윤성은 어떻게 다른 것 같나?

A. 유명한 연주자들이라고 해도 자신이 가진 만큼을 다 가르칠 수 있는 경우는 많지가 않은 것 같다. 나를 가르치셨던 분은 연주와 레슨 모두가 완벽했다. 나는 그런 점을 좀 더 배워야 한다. 그리고 사실 교수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어리다(웃음). 나는 아직도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다.



Q. 너무 겸손하신 것 아닌가. 수업을 하면서 다른 학생들에게 배울 점도 많을 것 같다.

A. 정말 그렇다. 2004년 내가 처음 이 곳 클럽 에반스에 왔을 때 나와 같은 선생님에게서 배운 신규인 이라는 친구와 함께였다. 지금은 보스턴 대학교에 있는데 그 친구는 지금 더 좋은 환경에서 배우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나는 그 친구가 굉장히 많이 앞서간 친구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재즈 팬들에게도 알리고 싶을 정도. 1984년생으로 아직 어린 친구인데도 꾸준히 연습하며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알고 또 실천한다.
 오늘 함께 연주하는 이상민씨도 역시 그렇다. 많은 뮤지션들을 보며 항상 자극을 받는다.



Q. 유명한 뮤지션들을 보면 밥 먹고 자는 순간에도 악기를 놓지 않을 만큼 엄청난 연습벌레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시 천재는 노력 없이 불가능한 것 같은데, 조윤성씨는 어떠했나?

A. 학교에 다닐때는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미국에서 뮤지션들의 생활은 굉장히 어렵다.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도 하며 열심히 부지런하게 살다보니 혼자만의 연습량은 줄었지만, 대신 투어나 세션 등 실제 연주량은 늘었다. 적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계획을 잘 세우고 시간 활용을 잘 해야 한다.



Q.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많은 공연을 했다. 특별히 모토가 된 뮤지션이 있는지?

A. 맨하튼 트랜스퍼를 처음 LP로 듣고 보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최근에는 뉴욕보이스의 노래가 너무 좋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은 적은 없지만 나는 싱어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노래 실력 향상이 피아노 연주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Q. 오늘 같이 연주하는 팀원들 역시 모두가 굉장한 실력을 자랑한다. 오늘 뿐만이 아니라 유명 뮤지션들과 팀을 이뤄 공연한 적이 많은데 그 중 특히 팀웍이 잘 맞아 기억에 남는 뮤지션이나, 혹은 그 반대여서 난감했던 경험도 있을 것 같다.

A. 팀웍이 특별히 안 맞았던 적은 없다. 어떤 스테이지에서든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 알 수 있는 것 같다. 마치 내 마음속에 이미 이만큼 와 있는 것처럼. 동화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런 훌륭한 연주자들과 공연을 하는 것 자체가 내 등에 금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웃음) 저들은 모든 뮤지션들에게 표현의 자유로움을 줄 수 있는 저력을 가진 뮤지션들이다.



Q. 앨범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이번 앨범은 바흐의 곡들을 재해석한 앨범이라고 들었다. 특별히 바흐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있다. 바흐 인벤션은 피아노를 시작할 때 누구나 배우는 곡이다. 초등학생부터 나이 많은 사람들까지 누구나 알고 있고 피아노 연주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바흐를 들으면 ‘아, 이건 바흐의 곡이구나’라고  할 정도로 귀에 익숙한 멜로디이기 때문이다. 그런 바흐의 친숙함을 이용해서 재즈를 더 알리고 싶었다.



Q. 2000년 한국에서 낸 첫 번째 앨범 “Jazz Korea"는 한국의 대중가요들을 재즈로 편곡한 곡들을 담은 앨범이다. 대중가요로 첫 앨범을 냈던 이유도 역시 사람들에게 익숙한 멜로디를 이용해 재즈를 알리고 싶다는 이유와 같은 것 이었나?

A. 맞다. 정말 그렇다. 4-50대 기성세대들은 재즈라면 어렵게 생각한다. 그들을 겨냥해 7-80년대 대중가요를 편곡해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익숙한 노래에 새로운 리듬이 들어가니까 대중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바흐 인벤션] 역시 마찬가지다. 클래식 연주는 10년, 20년 항상 악보대로 연주해야 하는데 그런 클래식도 뭔가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표현해서 사람들의 귀를 자극시키는 것, 그런 것을 만들고 싶었다.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

A. 5번곡이다. 앨범을 낸다는 것도 하나의 프로젝트인데, 이 프로젝트라는 게 뮤지션만 있으면 다 되는 게 아니다. 각각의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작업해서 완성되는 것이라 음악을 만들거나 연주할 때에 기획사나 매니지먼트에서 제약이 들어오기도 한다. 즉 내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아, 물론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더 좋은 곡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5번 곡 만큼은 내 욕심을 내봤다. 그래서 길이도 5분이 넘는다. 다른 곡들보다 훨씬 길다.(웃음) 콘서트나 공연 때 연주해도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Q. 기획사나 매니지먼트로부터의 제약도,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부분도 이해가 간다. 그 가운데서 적절하게 절충할 필요가 있겠다. 그럼 앨범을 만들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A. 글쎄.. 스트링에도 많은 종류가 있고, 또 녹음 장비나 마이크로폰 등 많은 부분이 있겠지만 그런 것 보다는 그 때 그 때 자기가 가지고 있는 뭐랄까... 바이오리듬 이라고 하나? 그런 것들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연습을 많이 했다고 해서 녹음이 꼭 잘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심리적 요소도 있겠지만  왠지 잘 하려고 하면 더 안 되는 것 같다. (웃음)



Q. 그럼 오늘 컨디션은 어떤가?

A. 잘 모르겠다(웃음) 너무 훌륭한 뮤지션들과의 공연을 앞두고 있어서 긴장했나보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도전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서 얘기해달라.

A. 인도음악 같은 민속음악에도 관심이 있다. 특히 한국의 민요가 좋다.  콜트레인의 후기 앨범 [A Love Supreme] 수록곡인 [Resolution]같은 곡을 만들고 싶다. 한국 전통의 얼을 살리고 한국적인 정서인 ‘정’과 ‘한’이 어려있는 새로운 음악 -무속인들의 ‘굿’에도 한국의 정서가 살아 있는데- 그런 민속적인 요소가 담긴 음악을 하고 싶다. 자기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영역을 넘나드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공연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속 해 나갈 것이다. 드러머 이상민씨, LA에 있는 재즈피아니스트 이준석-아직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미국 아티스트이다-, 보스턴에 있는 김여진씨 등 훌륭한 뮤지션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은 바램도 있다.
한국에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기회를 많이 가지고 싶다.

인터뷰 / 이지영



로라승 12-02-27 19:48
 
지금은 어디 계신지 궁금합니다..그리고 공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