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8(일) 오늘의 클럽에반스 공연 : 유기농 트리오
 
김대환
흑경(Black Roots)
Sound Space/CJ Music
2007
김대환
흑경(Black Roots)
1. My One And Only Love
2. Afro Blue
3. Naima
4. Arirang
5. My Favorite Things
김대환(KIM Dae Hwan) - percussion
Yosuke YAMASHITA - piano
Kazutoki UMEZU - saxophone
강은일(KANG Eun Il) - haegum

그때의 서울은 화창한 날씨였다.
평온한 표정.
김대환씨는 언제나 만날 때마다 아침햇살 받은 산처럼 그런 시선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러나 1991년 12월 3월 이번 레코팅 전날의 김대환씨 얼굴은 평소와 다른 엄격함이 있었다. 물론 "감기 때문이야"란 코멘트도 있었지만 이번 작업의 긴장이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스스로를 엄격한 세계로 인도하는 수도승처럼 김대환씨는 음악에 대해 냉철하면서도 정열적이다.
야마시다 요스케와 우메즈 가즈또끼를 서울에 초대하여 이루어진 이번 연주는 레코딩을 담당하는 우리들을 상쾌하고도 지속적인 흥분으로 설레이게 했다.

야마시다씨와 우메즈씨는 서울의 차가운 겨울 냄새를 깊이 들이마시고도 빙그레 미소 띠고 있었다. 91년 봄 이후 서울과 도꾜에서 야마시다요스케, 우메즈씨나 각각 김대환씨와 협연한적이 여러 번 있었으나 이 세 사람이 같이 트리오로 연주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주할 때마다 색깔이 달라지는 김대환씨의 소리를 두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해 갈 것인가? 세 사람이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현장에 함께 한 사람들은 그 기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기쁨으로 가슴이 뜨거워질 따름이다. "이 소리를 음반으로 보존하고 싶다." 세 사람은 물론 그 긴장감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라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그 긴장감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라도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불을 내뿜는 해저 화산 위를 항해하는 배 같기도 하고, 쏟아지는 빗속을 땅을 짓밟으며 전진하는 코끼리 같기도 하고 낙석을 피하면서 사면을 뛰어오르는 영양 같기도 하다.

1991년 12월 3일, 서울 예음홀에 있는 세 사람은 누구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격정에 사로잡혀 태풍의 진원지를 이루고 있었다. 존 콜트레인의 작품은 그때의 분위기가 도출시킨 것이다. 게스트로 참가한 강은일의 해금소리는 김대환씨의 작품 (黑雨)을 세밀히 훑어내고 있었다. 그 자리의 기(氣)를 흔들리게 하고 때로는 세 사람을 긴장시킬 정도의 감미로운 소리를 사로잡기도 한다. 존 톨트레인 작품이라기 보다는 원래 세 사람의 곡이었던 것처럼... 그 어느 누구도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들만의 음악이 거기 있었다. 그것을 (JAZZ)라 부르든 (이유를 알 수 없는 쾌락)이라 부르든 그것은 각자의 소유다. 깊고 어두운 밤 심연을 알 수 없는 늪가로 부터 그 어딘가에 끝닿아 있을 생명의 뿌리를 찾아 헤맨다. 그 바닥과 위를 구분할 수 없는 혼돈과 튼튼한 줄기를 뻗어 내리는 각각의 질서-천지무용(天地無用)의 명동(鳴動)이다! 약 80분의 무대가 끝난 순간 세 사람의 배경은 분명히 하얗게 확산되고 이었다. 야마시다 요스케, 우메즈 가즈또끼, 김대환-이 세 사람이 이루어낸 첫 작품인 이 판은 또한 우메즈와 야마시다의 첫 레코딩 작품이기도 하다. (Sound Space)